"우선주 발행·주주배정 유증 후 실권주 인수는 억지"
KCGI "산업보호·일자리 인질로 사법부·국민 협박하는 것"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이지헌 기자 = 한진그룹은 25일 "가처분이 인용되면 대한민국 항공산업은 붕괴된다"며 "10만명 일자리가 사모펀드의 이익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호소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달린 법원의 신주 발행 가처분 심문 기일을 맞아 한진칼[180640]의 3자배정 유상증자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그룹은 "산업은행과 한진칼의 계약에는 한진칼의 유상증자 성공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의 제1선행조건으로 돼있다"며 "가처분이 인용되면 한진칼 유상증자가 막히고, 이에 따라 인수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이 연말까지 긴급히 필요한 6천억원의 자금 조달도 불가능해진다"며 "이에 따라 신용등급 하락과 각종 채무의 연쇄적 기한이익 상실, 자본잠식으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 면허 취소로 이어질 경우 대규모 실업사태까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항공산업에 대한 이해도, 회사가 처해있는 상황도, 사실관계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투기 세력의 욕심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생존이 위기에 처했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항공산업 재편까지 발목이 잡힐 위기에 놓였다"고 KCGI를 맹비난했다.
또 KCGI가 산은을 대상으로 의결권 없는 우선주 발행을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이는 의결권을 통한 통합 항공사의 경영관리와 조기정상화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산은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방식"이라며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한진그룹은 이어 "산은은 감시와 견제를 위해 의결권이 수반된 보통주 투자가 필요한 것"이라며 "산은의 보통주 보유 목적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항공업과 산업구조 재편에 아마추어인 투기세력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 후 실권주를 일반공모하면 된다는 KCGI의 주장에 대해서도 재차 반박했다.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에 연말까지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데 이 방식으로는 연말까지 자금 조달이 불가능하고 대규모 자금조달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라며 "산은이 실권주를 인수하면 되지 않느냐는 주장 또한 억지 논리"라고 주장했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비상장회사는 실권주 발생시 발행 철회를 할지 제3자 등에게 배정할지 이사회에서 결정할 수 있지만, 상장회사는 실권주 발생시 자본시장법 164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그 부분에 관한 발행을 철회해야 한다.
한진그룹은 "한진칼은 자산매각을 위해 꾸준히 노력 중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시장이 좋지 않아 적정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대출, 자산매각 등으로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KCGI의 주장은 현실을 잘 모르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KCGI는 이날 한진칼의 입장에 대해 반박 입장을 내고 "국가 기간산업과 일자리를 인질로 사법부와 국민을 협박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KCGI는 "7조원의 자금이 몰릴 정도로 성황리에 채권을 발행해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한진칼이 이제 와서 차입과 채권발행은 물론 주주배정 유상증자도 어렵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책은행이 산업 보호 명분으로 지원을 할 때 최대한 자금 대여를 하거나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를 인수하는 방식을 택해 리감독을 넘어선 경영간섭을 삼가는 게 법률과 기존 관행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후 5시 KCGI가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의에 대해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심문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늦어도 다음달 1일까지는 법원의 판단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hanajja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11/25 13:4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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