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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이든 트럼프든 OK” 美 대선 앞두고 철도차량회사 현대로템이 웃는 이유는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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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0.31 06:00

미국 대선에 출마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철덕(철도와 오타쿠의 한국식 표현인 ‘덕’의 합성어)’으로 유명하다. 미국 국영철도회사 암트랙(Amtrak)의 오랜 단골 고객인 그는 미국인으론 드물게 상원의원 시절부터 30년 넘게 기차를 통근수단으로 이용해왔다. 1987년 첫 대권 후보 유세를 암트랙 열차에서 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첫 TV토론을 한 다음 날 택한 첫 유세지도 전세 열차 안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철도업계는 바이든의 당선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다. 항공이나 자동차 등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낙후됐던 철도산업이 부흥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9월 30일 오하이오주와 펜실베이니아주를 오가는 열차 유세를 하면서 오하이오주 얼라이언스 기차역에 내려 승강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다음 달 3일(현지 시각) 미국 대선을 앞두고 우리나라 철도 및 방위산업 업체인 현대로템(064350)이 덩달아 수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투자를 공약으로 내건 ‘철덕’ 바이든이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꾸준히 우위를 점하면서 당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은 해외 수주 비중이 높은 편이다. 현대로템의 해외 및 국내 철도수주잔고 비중은 80 대 20으로, 해외사업 비중이 월등히 높다. 올 3분기 기준으로 현대로템의 철도 부문 수주잔고는 7조3103억원인데, 이 중 해외 수주잔고는 5조8000억원에 달한다.

‘바이든 효과’를 주목할 수 있는 또 다른 배경은 친환경이다. 바이든 후보는 재생에너지 관련 인프라 투자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바이든 후보는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임기 4년간 친환경에너지 관련 인프라에 2조달러(약 227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한 바 있다.

현대로템은 최근 친환경을 기조로 수소 인프라 사업 구축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전략에 맞춰 지난 6월 수소 충전 설비공급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수소 충전 설비공급 사업은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장치인 ‘수소리포머’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수소충전소 구축에 필요한 설계·구매·시공에 이르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대로템은 수소 전기 열차가 안정적으로 수소를 공급받을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 주력사업인 철도사업과도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대차와 손잡고 수소 전기 트램(열차)을 개발해 내년까지 성능시험 플랫폼 차량 제작을 완료할 계획이다. 물 이외의 오염물질이 배출되지 않는 친환경 차량인 수소 전기 트램은 전차선이나 변전소 등의 설비가 없이 운행할 수 있다.

현대로템 수소전기트램. /현대로템 제공
반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임에 성공한다고 해서 현대로템이 실망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처음 대선에 도전할 당시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공약하면서 미국 필라델피아에 생산법인을 두고 현지에서 기관차와 객차 등을 수주해온 현대로템이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엔 미국 보스턴 2층 객차(3341억원 규모)를 수주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철도 역사는 오래됐지만 비행기와 자동차에 밀려 낡은 설비, 비효율적 운영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면서 "미국의 두 대선 후보가 코로나19 여파로 맞은 경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내세우면서 철도업체이면서 수소 사업에 뛰어들기도 한 현대로템이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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